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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라라랜드" 음악과 서사의 조화 (OST, 리듬, 내러티브)

by fruta 2025.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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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영화 포스터
("라라랜드" 영화 포스터)

 

‘라라랜드’는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 아래 음악과 서사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현대 뮤지컬 영화로 손꼽힙니다. 2016년 개봉 이후 수많은 관객에게 음악적 여운과 감정적 파동을 남긴 이 작품은 OST의 리듬과 멜로디가 이야기 전개와 감정선에 밀도 있게 녹아들며 단순한 장르 영화 이상의 깊이를 만들어냅니다. 본 리뷰에서는 라라랜드의 음악과 내러티브가 어떻게 맞물리며 감동을 증폭시키는지를 집중 분석합니다.

OST의 기능: 장면을 넘어서 감정을 연결하다

‘라라랜드’의 OST는 영화 속 장면을 단순히 꾸미는 요소가 아니라, 그 자체로 서사의 축을 담당합니다. 음악은 캐릭터의 감정을 설명하고, 관계의 변화를 암시하며, 분위기를 주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City of Stars", "Audition (The Fools Who Dream)", "Mia & Sebastian’s Theme" 등 주요 테마곡들은 멜로디만으로도 인물의 내면과 이야기의 방향성을 전달합니다.

"City of Stars"는 두 주인공 미아와 세바스찬이 함께 나눈 시간과 꿈에 대한 공감대를 음악적으로 풀어낸 대표적인 곡입니다. 반복되는 멜로디와 가사는 단조로운 듯하면서도 강한 감정의 여운을 남기며, 그들의 사랑이 현실과 마주하면서 점점 변화해 가는 감정을 섬세하게 드러냅니다. 반면, “Audition”은 미아가 자신의 인생과 꿈을 토로하는 순간을 음악적으로 극대화한 장면으로, 이 곡이 시작되는 순간 관객은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러한 OST의 사용은 ‘설명’이 아니라 ‘감정의 공유’를 가능하게 합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노래가 대신하고, 관객은 멜로디와 리듬을 통해 캐릭터의 감정에 몰입하게 됩니다. 이는 클래식 뮤지컬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방식으로, 라라랜드의 서사에 감정의 뼈대를 형성합니다.

리듬의 리듬감: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감정의 속도

‘리듬’은 음악에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라라랜드는 영화 전체를 하나의 ‘음악 작품’처럼 구성하며, 편집과 장면 전환, 카메라 워크까지도 음악적인 리듬을 따릅니다. 오프닝 시퀀스 “Another Day of Sun”은 도입부터 관객을 사로잡는 리듬감 있는 댄스와 카메라 무빙으로 시작합니다. 교통 체증 위에서 펼쳐지는 이 장면은 단순한 오프닝 넘버가 아닌, 라라랜드 전체의 리듬과 톤을 설정하는 시그널 역할을 합니다.

특히 각 장면의 감정 흐름에 따라 리듬이 빠르게 또는 느리게 변화하며, 캐릭터의 상태를 반영합니다. 사랑이 깊어지는 장면에서는 리듬이 부드럽고 경쾌하며, 현실의 장벽에 부딪힐 때는 느려지거나 정적에 가까운 구성이 됩니다. 예를 들어 미아와 세바스찬이 천문대에서 춤추는 장면은 리드미컬하면서도 몽환적인 톤으로 연출되는데, 이는 사랑이 무르익는 환상적인 순간을 음악적 리듬으로 표현한 대표적 장면입니다.

편집 리듬 역시 서사의 완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대사가 없는 장면에도 음악과 화면 전환만으로도 인물의 내면 변화가 느껴지는 이유는, 이 영화가 리듬을 단순한 음악적 요소로만 보지 않고 전체적인 영화 구조에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음악과 영화 언어의 일체화를 통해, 관객이 ‘장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타고 흐르는 것’처럼 느끼도록 유도합니다.

내러티브와 음악의 융합: 구성에서 정서까지

‘라라랜드’의 내러티브는 철저히 음악과 밀착되어 전개됩니다. 단순히 이야기를 전개하고 그 위에 음악을 얹는 방식이 아니라, 음악이 이야기의 진행 동력으로 기능합니다. 예를 들어 미아가 오디션에서 부른 곡은 단순한 쇼케이스가 아니라, 그녀의 인생 전체를 대변하는 스토리텔링 수단이며, 세바스찬이 피아노를 통해 전하는 감정 역시 대사보다 더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시퀀스는 그 절정을 보여줍니다. 미아와 세바스찬이 재회하며 눈빛을 주고받는 순간, 그들이 ‘함께였더라면’의 가상 시퀀스를 음악과 함께 보여줍니다. 이 장면은 전체 영화의 음악적 테마를 변주와 편곡으로 다시 엮어내며, 그들의 사랑이 현실에서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감정적으로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전달합니다. 음악과 내러티브가 동시에 마무리되며, 그 여운은 단순한 감동을 넘어선 ‘삶에 대한 통찰’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방식은 뮤지컬 영화의 전통과 차별화를 동시에 이룹니다. 고전 뮤지컬이 감정 표현 수단으로 음악을 활용했다면, 라라랜드는 음악을 플롯의 뼈대로 삼고, 감정을 구조화하며, 서사와 리듬을 설계합니다. 결국 이 영화는 ‘음악으로 만든 이야기’이자 ‘이야기를 담은 음악’으로 완성되는 복합적 구조를 가집니다.

"라라랜드" 요약

라라랜드는 뮤지컬 장르의 문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음악과 서사의 이상적인 결합을 보여주는 대표작입니다. OST는 감정을 대변하고, 리듬은 내면을 전달하며, 내러티브는 음악과 함께 진화합니다. 단순한 사랑 이야기로 보였던 줄거리는 음악적 구성과 맞물리며 깊은 여운을 남기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관객의 기억 속에 오래 남게 만듭니다. 라라랜드는 뮤지컬 영화의 미학을 한층 확장시킨 작품으로, ‘음악이 곧 이야기’임을 보여준 탁월한 예시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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