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과 권력의 민낯, "엘르" (불편함, 위페르, 권력&성)
《엘르(Elle, 2016)》는 성폭력을 다루는 영화 중에서도 가장 도발적이고 불편한 작품으로 꼽힌다. 일반적인 피해자 중심 서사와는 전혀 다른 결을 가진 이 영화는, 주체적인 여성 인물과 성폭력 이후의 감정과 태도를 새롭게 접근한다. 폴 버호벤 감독은 전작들에서 보여준 충격적 이미지와 통찰을 그대로 이 작품에도 녹여냈으며, 이자벨 위페르는 그 어떤 배역보다 복잡하고 다면적인 ‘미셸’이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관객을 압도한다. 《엘르》는 단순한 범죄 영화도, 여성 영화도 아니다. 이 작품은 인간의 욕망, 사회적 위선, 권력 구조 속 젠더 역할을 거칠고도 날카롭게 파헤치는 심리극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계속해서 불편함을 느끼게 하면서도, 영화가 끝나고 나면 질문을 멈추지 않게 만드는 이 영화는, 21..
2025. 4. 7.